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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독후감

<셰릴 샌드버그> Lean In

'Lean In'은 페이스북 COO인 셰릴 샌드버그가 쓴 자기 계발 서적이다. 셰릴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고위 간부로 일하면서, 두 명의 아이를 낳고 키웠다. 이 책은 셰릴이 아이를 키우며 직장을 다니면서 느꼈던 것이 정리되어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이번 달에 '나는 워킹맘입니다'를 읽었다. 이 책에는 셰릴 샌드버그의 '린인'이 자주 언급된다. 최근에 읽은 ‘카오스 몽키’에서도 셰릴은 페이스북의 COO로 카리스마 있게 등장한다. 셰릴은 카오스 멍키에서는 대형 IT 기업의 간부로, '나는 워킹맘입니다'에서는 아이의 엄마로 소개된다. 두명의 작가는 한 등장인물을 서로 다른 모습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알고보니 책장에 묵혀있던 'OPTION B'도 셰릴 샌드버그의 책이었다. ‘OPTION B’는 남편과 사별한 후, 다른 옵션을 찾아 두 아이를 키워나가는 엄마에 대한 내용이다.
가까이 있는 책들이 모두 셰릴 샌드버그를 가르키고 있었다. TED 영상을 보고 난 후, 셰릴이 궁금해져 책을 주문했다.


아이를 낳고 난 이후에는 일과 가정의 균형이 더욱더 필요해진다. 그래서 가정이 있는 고위직 여성들은 어떻게 일과 가정을 꾸렸는지 궁금해졌다. 셰릴은 모유 수유 혹은 유축을 하면서 비대면 미팅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책에서 언급된 다른 고위 간부는 학교에 가서 입을 옷을 전날 밤 아이들에게 미리 입히고 재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멀게 느껴졌던 고위직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니 친숙하게 느껴졌다. 화려한 연예인의 삶을 동경하듯, 그들도 일반인들과 다른 가정을 이루며 살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도 집에서는 평범한 엄마였다.

‘슈퍼우먼의 신화’ 챕터에서는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자책하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매일 직장을 다니며, 육아를 하게되면 시간 부족 현상을 겪게 된다. 셰릴은 몇 년 동안 수면시간을 줄이며 두 가지를 모두 해내려고 했었다. 그러나 셰릴이 수면부족을 겪을 때, 아이가 금세 보채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이후, 셰릴은 업무 시간을 지키려고 했고, 퇴근 시간 이후에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이 내용을 읽으니 내 생각과 일치해서 반가웠다. 수면시간 30분이 나와 아이의 아침 컨디션을 결정짓는다. 직장을 다닐 때에는 아침과 밤에만 아이를 만날 수 있다.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침을 망치는 것은 아이 정서에 좋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날 새벽에 웃으면서 눈을 뜨기 위해서는 자정이 지나기 전에 자야한다.

"하루 3시간 엄마 냄새"라는 책에서는 아이가 만 3세가 되기 전까지는 커리어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어린이집은 최대한 보내지 말아야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린인은 탁아가 아동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사례를 언급하며, 어머니들은 직장에 다니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직장을 다니는 어머니들은 많은 죄책감과 아기 성장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셰릴은 여러 사례를 언급하며, 어머니들의 불안함을 줄이려고 한다.

셰릴은 구글에 방문하는 연사자들이 항상 남성인 것을 보고, 기술 세션 연사자 중에는 여성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 그래서 동료들과 'women who google' 커뮤니티를 만들어, 여성들의 발표 기회를 늘리고자 했다. 직장 동료를 통해 'women who code' 커뮤니티를 알게 되었는데, 이 또한 셰릴이 먼저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흥미롭다.

 

📝 밑줄 그으며 책 읽기

우리는 여성을 유능한 전문 인력인 동시에 행복한 어머니로, 아니면 행복한 전문 인력인 동시에 유능한 어머니로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여성에게 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는 우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여성이 살아가며 부딪히는 도전을 정복할 수 없는 산처럼 느끼게 만들어 여성을 불필요하게 두려움에 떨게 한다. 우리 문화는 "대체 그녀가 어떻게 가정과 직장 일을 모두 감당해내는지 모르겠어요"라는 말로 일하는 여성의 기를 처음부터 꺾는 경향이 있다.


나는 진정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격려할 목적으로 내 약점을 스스로 솔직하게 드러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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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으면 견디지 못하고 초조해한다. 그래서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도록 주위 사람을 밀어붙이고, 어떤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사람들에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강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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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주고 받으면 관계가 더욱 친근해진다. 누군가를 배려하고 신경쓰는 상황에 처하거나 걱정하고 아끼는 사람과 함께 일할 때가 여기에 해당한다. 남을 진심으로 배려하려면 우선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는지 이해해야 한다. 감정은 사람들을 휘두르고 모든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감정이 차지하는 역할을 인식하고 이에 대해 기꺼이 의논하는 태도를 취한다면 더욱 바람직한 관리자나 동반자, 동료가 될 수 있다.
내가 늘 이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전문가가 되려면 삶에 체계가 있어야 하고 일에 초점을 맞추고 사생활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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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할 때 곧장 사무적인 이야기로 들어가지 말고 개인적으로 알아가는 시간을 어느 정도 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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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나는 태도를 고쳐서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오미드에게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나는 철저하게 사무적인 접근 방법이 비즈니스에서 항상 좋은 것은 아니라는 훌륭한 교훈을 배웠다.


직업상의 결정을 내릴 때 사람들은 사생활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가장하는 경우가 많다. 사생활과 일이 충돌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직장에서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린다. 하지만 사생활과 일은 충돌할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 자주 충돌한다. 많은 여성이 직장보다 가정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보일까 봐 직장에서 자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나는 상황이 항상 그렇지 않기만을 바란다.


리더십 연구 분야의 탁월한 사상가들은 세심하게 정의한 자질 목록(전략적, 분석적, 성과 지향적 등)으로 리더십을 표현하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견해에 따르면 "진정한 리더십은 불완전하더라도 인격을 정직하게 표현할 때 생겨난다." 리더십 사상가들은 리더가 완벽성보다 진정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여성이 확장적인 업무와 새로운 도전을 회피하는 것은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 자신에게 없을까 봐 지나치게 걱정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능력을 갖추게 되기 때문에 이렇게 쓸데없는 걱정은 자기 능력을 제한할 뿐이다. 휴렛팩커드가 작성한 사내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은 공지한 필요조건을 100% 충족해야 공개 채용직에 지원하는 반면에 남성은 필요조건의 60%를 충족한다고 생각하면 지원한다. 남녀의 이러한 차이가 가져오는 파급 효과는 매우 크다. 따라서 여성은 '나는 그 일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나는 그 일을 하고 싶어. 방법은 일을 하면서 배우면 돼'라고 생각해야 한다.


여성은 업무 성과가 좋으면 당연히 보상을 받으리라고 믿으면서도 충분히 자격이 있을 때조차도 승진하겠다고 지원하는 것을 남성보다 꺼리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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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을 '왕관 증후군'이라고 불렀다. "여성은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제대로 수행하고 있으면 누군가가 알아보고 자기 머리에 왕관을 씌워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영향력을 포기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자신에게 아무런 영향력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힘의 역학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지위가 낮은 사람은 자기 견해를 말하기를 더욱 주저할 뿐 아니라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고 애매하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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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견해를 솔직히 말하면 자기에게 관심이 집중되어 공격을 받을까 봐 겁을 낸다.


설사 스스로 피드백을 요구했더라도 다른 사람의 비판이 냉혹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고통스럽더라도 진실을 아는 편이 몰라서 기쁜 것보다 훨씬 유익하다.


직장에 다니는 남녀는 모두 이런저런 책임을 지고 노력하지만, 여성은 직장에도 자녀에게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복선을 깔아놓은 무례한 질문과 비난하는 것 같은 표정을 견뎌내야 한다. 나를 비롯해서 내가 아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업무를 훌륭하게 처리하면서도 자신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까 봐 걱정한다. 여성은 자신이 직장에서 기울이는 노력을 동료들, 대게 남성 동료들과 비교한다. 밖에서 일하는 여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집 안에서 기울이는 노력을 가족에게만 헌신하는 전업주부와 비교하기까지 한다. 여성들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면서 기를 쓰고 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상기시키는 주위 사람들의 눈총은 이미 눅눅해진 케이크 위에 얹힌 쓰디쓴 생크림 장식일 뿐이다.


1975년 전업주부는 주요 육아 활동(책을 읽어주거나 집중적으로 놀아주는 등 아이의 행복도를 높이는 활동과 일상적인 보살핌을 뜻한다)에 주당 11시간을 썼고, 집 밖에서 일하는 주부는 6시간을 할애했다. 오늘날 전업주부는 주요 육아 활동에 주당 17시간을 쓰고, 바깥에서 일하는 주부는 11시간을 보낸다. 요즘 바깥에서 일하는 주부가 주요 육아 활동에 쓰는 시간은 1975년 전업주부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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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기로는 우리 어머니는 늘 주위에 있었지만, 거의 나를 따라다니지 않았고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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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소위 '좋은 어머니'는 항상 자녀 곁에 머물면서 아이들의 필요를 헌신적으로 채워준다. 사회학자들이 '과잉 모성 intensive mothering'이라고 이름 붙인 새로운 현상은 자녀에게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여성의 모습을 문화적으로 강조한다. 어머니는 자녀에게 시간과 마음을 쏟아야 한다는 기준에 따라 평가받는 까닭에 집 밖에서 일하는 어머니는 자녀에게 같은 시간을 쓰더라도 스스로 양육에 실패했다고 느낀다.


계산을 잘못한 예로, 일부 여성은 자신이 받는 급여로 탁아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직장을 그만둔다. 하지만 전문직 여성은 현재 급여가 아니라 미래에 받을 급여에 견줘 탁아 비용을 가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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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햇수가 늘어나면 대부분 보상도 증가하게 마련이다. 게다가 고위직 리더가 되면 대부분 근무 시간과 일정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권한도 커진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새로운 기회를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 것이다. 혹시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거절하거나 마지못해 수락하는 바람에 프로젝트는 다른 사람의 차지가 되기 쉽상이다. 문제는 당장 임신을 하더라도 실제로 아기를 양육하기까지는 9개월이나 남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은 임신을 하려고 시도하기도 전에 마음의 준비를 시작하지만, 출산은 고사하고 임신하겠다고 마음먹고 실제 임신하기까지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내게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것에 대해 질문했던 페이스북 직원의 경우에는 그 기간이 10년이 될 수 있었다.
아이가 태어날 때가 되면, 그동안 허송세월해온 여성은 과거에 지레 주춤하고 뒤로 물러서지 않았더라면 차지했을 직위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자리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예전에는 최고의 실적을 올리는 일류 직원으로서 책임과 기회, 급여 면에서 동료들과 대등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될 때까지 흘러가는 시간 동안 잠재력을 펼칠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뒤로 처지고 만다. 이런 경우, 출산 후 복직하며 업무를 달성하는데서 느끼는 성취감이 떨어지고, 직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며, 동료나 상사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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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 이르면 자신이 정상에 올라설 수 있으리라는 확인이 들지 않기 때문에 야망을 훨씬 축소시킬지도 모른다. 직장을 그만두어도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력이 뒷받침된다면 직장을 떠날 가능성도 크다.


석 달이 훌쩍 지나 허울뿐인 출산 휴가가 끝났다. 내가 좋아하는 일터로 돌아왔지만, 직장에 출근하는 첫날 사무실로 향하려고 자동차를 모는데 가슴이 먹먹해지더니 두 뺨을 타고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출산 휴가 내내 회사 일을 하기는 했으나, 그래도 곁에 아들을 두고 집에서 거의 모든 업무를 처리했었다. 회사에 출근하기 시작하면 아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평상시대로 12시간 근무 체제로 돌아간다면 아들이 잠을 잘 때 집을 나와 아들이 잠들고 나서야 집에 돌아갈 것이다. 아들과 조금이라도 시간을 함께 보내려면 근무 시간을 바꾸고 그것을 지켜야 했다.
나는 아침 9시 30분경 직장에 도착해 오후 5시 30분에 퇴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에 아들에게 젖을 물릴 수 있고, 집에 돌아가서 아들을 재우기 전에 한 번 더 젖을 물릴 수 있었다. 내가 새로 정해서 실천하고 있는 근무 일정을 누군가가 알아챈다면 직장에서 신임을 잃거나 자리 자체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줄어든 근무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이메일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신생아 아들보다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또한 밤에 아들을 재우고 재빨리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 업무를 시작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직원들에게 바뀐 근무 일정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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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새로 정한 근무 시간을 놓고 그토록 걱정한 것은 내가 스스로 품은 불안감 때문이었다.


래리는 자신의 경력을 좀 더 관리하고 통제하라고 직원들에게 조언했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시간을 더 내라고 끊임없이 요구할 것이므로 일을 더 할지 말지는 각자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선을 긋는 것은 직원의 몫이라는 뜻이었다. 우리는 하루에 몇 시간씩 일할지, 출장은 며칠을 다녀올지 결정해야 한다. 언뜻 생각하는 것과 달리, 자신에게 부과되는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지 않는 사람이 장기적으로 볼 때 오히려 직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 융통성을 발휘해서 삶과 경력의 균형을 잡는 최고의 방법은 심사숙고해서 선택하고 경계를 정하고 이를 고수하는 것이다.


어머니가 도맡아 양육한 아이들과 타인도 양육한 아이들의 발달 정도는 다르지 않았다. 두 부류의 아이들은 인지 기술과 언어 능력, 사교 능력, 관계 형성 및 유지 능력, 어머니와 맺는 유대감의 질에서 전혀 차이가 없었다. 부모의 행동이 아동 발달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타 탁아 형태보다 2~3배 컸다.


경력보다 가족을 우위에 두는 것처럼 보일까 봐 두려워하는 여성의 심정을 진심으로 이해한다. 자녀가 있는 직장 여성은 가족에 대한 책임이 없는 남녀 동료보다 업무에 전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 봐 두려워서 과잉 보상을 하느라고 과도하게 일한다.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직장에서도 여성은 근무 시간을 줄일 경우 자신의 경력이 위태로워질까 봐 두려워한다.


업무 결과에 더욱 집중한다면 개인에게 혜택이 돌아갈 뿐 아니라 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도 커질 것이다.


사내 자원 그룹인 페이스북 위민 (facebook wemoen)을 출범 시키면서 비로소 내 근무 시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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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전 직원에게 개방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질의응답 시간에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나는 일찍 퇴근해서 아이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면 컴퓨터에 앉는다고 대답했다. 다른 직원들도 개인 사정에 맞추어 일정을 조정하라고 격려하고 싶어서 내 일정을 공개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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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끼로 살인을 했더라도 이렇듯 뜨거운 언론 세례를 받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근무 시간 조정을 둘러싼 토론의 불을 지핀 것이 기쁘기는 했지만, 대중의 관심이 쏟아지자 누군가가 내 말에 반기를 들고 나를 해고할 것만 같은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이치에 맞지 않는 생각이라고 치부하면서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애썼다. 근무 시간 조정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많은 것을 보면서 직위가 낮은 사람이 유연한 근무 시간을 요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할 수 있었다. 


미라사가 "출산 휴가를 몇 주 받을 것이고, 그동안에도 계속 일할 예정이다"라고 발표하자 많은 페미니스트가 환호를 멈췄다. 출산 휴가를 그렇게 짧게 받는 것은 여성 전체를 위해 적절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이유를 들어 페미니스트들은 마리사가 불합리한 전례를 남겨 명분을 해쳤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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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상태에서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의 최연소 CEO가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경력과 가정을 어떻게 꾸려갈지 결정했지만 그 선택을 다른 여성에게도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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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사의 사례로 알 수 있듯, 영향력이 있는 자리에 있는 여성은 가혹한 시험을 치루는 경우가 많다.


어머니 전쟁은 매우 치열하다. 이상적인 근로자는 언제든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정의되고, 좋은 어머니는 언제든 자녀를 돌볼 수 있는 사람으로 정의되기 때문에 사회적 이상이 충돌해서 두 그룹의 정체성은 위기에 처해 있다. 따라서 이상적인 직장 여성이라면 항상 곁에 있지는 않더라도 자녀가 잘 지낸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이상적인 직업인의 전형을 거부하고 경력을 느슨하게 추구하거나 추구하지 않는 여성은 자신들이 타협한 결과가 가족의 이익에 필요하단느 점을 입증해야 한다. 어느 그룹도 모순되는 이상에 맞춰 살아갈 수 없으므로 두 그룹의 여성은 서로 상대 그룹을 비판한다. 

선택에는 항상 기회비용이 따르게 마련이고, 자신이 내린 결정에 완벽하게 만족하는 여성은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결과적으로 여성들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길을 상기시키는 사람을 대하면 무의식적으로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러다 죄책감과 불안감을 느끼면 서로 미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