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꿈을 판매하는 상점을 다룬 소설이다. 꿈 판매자와 제작자, 현실의 손님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판타지와 현실 세계를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소설 속 판타지 세계에서는 꿈 제작자들이 꿈을 만들고, 사람들은 자기가 꾸고 싶은 꿈을 구매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나도 인셉션처럼 꿈을 설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체험해보고자 우주에 가는 꿈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꿈속의 나는 여전히 평범했다.
소설을 읽는 내내 나도 이런 판타지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에서는 심신 안정용 쿠키, 진정 시럽을 추가한 커피, 설렘 용액처럼 마법의 약이 등장한다. 그런데 다른 관점으로 보면 나는 이미 판타지적인 세계를 살고 있다. 나는 최근 들어 기분 전환을 목적으로 마그네슘 영양제를 먹고 있는데 꽤 효과가 있다. 마그네슘이 무기력, 불면증, 우울감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처럼 마그네슘 영양제, 달달한 초콜릿, 스트레스 해소용 쇼핑 등이 현실 세계의 마법의 약으로 대입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중, 트라우마 환불 요청 챕터가 가장 흥미로웠다. 이 챕터는 반복적으로 악몽을 꾸면서 트라우마를 극복해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로 꿈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반복되면 그 상황에 미리 적응하게 되고,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서 잘 버틸 수 있다는 이론도 있다. 이 챕터를 읽으며 내가 반복적으로 꾸던 악몽이 떠올랐다. 꿈속의 나는 이전 직장을 자신 있게 그만둔 후, 대학교로 돌아간다. 그리고 취업 시즌이 다가오자 아무 준비없이 덜컥 그만뒀던 때를 후회한다. 나는 정기적으로 이 꿈을 꾸고, 깨어날 때마다 꿈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취업 준비생 시절, 프로그래밍 공부를 위해 인턴을 그만두었던 때가 있었다. 직무 전환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었지만, 2년째 지속된 취업 준비 과정이 고되어 정규직 제안을 거절했던 것을 후회하고는 했다. 결국, 동일한 회사에 직무를 전환하여 재입사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이 당시의 선택과 취업 준비 과정이 나에게는 큰 트라우마였던 것 같다. 6년차 직장인이지만 이 때를 다시 경험하는 것이 두려워서, 직장 생활 내내 경력 관리에 힘쓰고 있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취업 준비 과정이 트라우마인가보다.
밑줄 그으며 책 읽기
"꿈속에서 싫은 일을 다시 겪는 게 얼마나 불쾌한지 아세요?" 꿈에서라도 좋은 일만 일어나면 좋겠다구요."
부르르 떨며 얘기하는 손님을 달러구트가 나서서 부드럽게 달래기 시작했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이미 지나온 이상,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랍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 이렇게 건재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손님께서 강하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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